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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데이터 자료 백업에 관한 심쿵한 에피소드

 

PC 데이터 자료 백업에 관한 심쿵한 에피소드

얼마 전에 집에 있는 PC의 데이터를 모조리 날려 먹은 적이 있다. 예전부터 모았었던 자료 들인데 하나도 인식이 안됐었다. 그날 컴퓨터의 이상함을 느낀 후 재부팅을 했고 그 후 하드디스크가 완전히 인식이 되지 않는 걸 깨달았을 때는 정말로 앞이 깜깜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래도 나름 컴퓨터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나인데 이런 일이 벌어질 동안 나는 뭘 하고 있었을까? 사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서 대용량 외장하드에 Data를 전부 백업 했었는데 사건이 일어나기 며칠 전 대용량의 Data가 급히 필요했고 저장할 곳이 필요했던 나는 외장하드의 Data를 전부 지우고 급하게 필요했던 Data를 그곳에 저장을 했었다. 그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어떤 일이든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멍청하게도 그걸 눈치채지 못했었다.

 

 

어쨌든 소중히 모아두었던 PC 데이터를 전부 날려버리고 이틀 정도는 멘붕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까? 수없이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 네이버는 물론 구글과 잘 들어가지 않던 다음까지 모조리 검색을 해봤었다. 소프트웨어적인 문제라면 복구 프로그램으로 어떻게 살려볼 수 있다지만 물리적인 문제라서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이 당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나의 개인적인 Data는 그렇다고 쳐도 첫째 딸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찍어두었던 사진과 동영상이 전부 사라질 것을 생각하니 깊은 한숨만 계속 나왔었다. 그렇게 체념만 하고 있다가 문득 예전 회사에서 일 때문에 자주 연락했었던 명정보 모과장이 생각이 났다.

 

 

참고로 명정보는 국내에서 Data 복구 분야에서는 정상급 회사이다. 휴대폰의 연락처를 검색해보니 다행히도 아직 연락처가 남아있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예전 회사를 그만두고 그사이 연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연락처를 지웠을 것이고 모르는 번호라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틀이 지났다. 이틀 전 전화를 했었던 명정보의 모과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반색하며 전화를 받았다. 오랜만이다. 잘 지내느냐? 등등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5분 정도 서로의 인사가 끝난 후 본론을 꺼냈다. 중요한 데이터가 담긴 하드디스크가 인식이 안된다. 이거 명정보에서 살릴 수 있냐고 물었더니 Data의 완전 복구는 불가능해도 70~80퍼센트는 살릴 수 있을 거라는 반가운 말을 해준다. 그러면서 센터에 HDD를 입고 시키라고 한다. 다음 날 회사에는 중요한 미팅이 있다고 뻥을 치고 센터로 달려갔다.

 

 

센터에 가서 PC 에서 분리한 HDD를 건네고 접수를 완료했다. 여직원이 건네준 종이에 이름과 연락처, 증상에 대해 적어서 준 것 같다. 그러면서 여직원은 Data를 아예 살리지 못하면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고 어떤 데이터 위주로 복구할 것인지 물어봤다. 당연히 큰 애의 사진과 동영상이라고 얘기했고 이왕이면 거의 다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사족 같은 말을 남겼다. 용량이 2테라이기 때문에 비용이 대략 40만원 정도 나온다고 한다. 7년 간 아이와의 추억이 담긴 자료인데 그깟(?) 비용은 아깝지가 않았다. 이미 와이프와 어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는 얘기를 마친 상태였다. 아이의 인생(?)이 담긴 것인데 그 정도 비용 드는 것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고 한다. 어떻게든 복구를 하라고 한다. 또한 이번을 계기로 절대로 백업한 HDD는 건들지 말라는 엄명까지 내린다. 백 번 생각해도 맞는 말이다. 난 자연스럽게 꼬리가 내려갔다.

 

며칠 후에 연락을 준다는 명정보의 말을 믿고 회사로 돌아갔다. 그 후 명정보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전화가 울린다. 발신자를 보니 명정보 센터 번호다. 잽싸게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접수할 때 잠깐 봤었던 여직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제발 제발을 속으로 외쳤다. HDD Data를 복구했다고 한다. 복구율도 95퍼센트가 넘는다고 한다. 야호~!! 할렐루야~~!!! 를 외쳤다. Data를 받아갈 멀쩡한 HDD를 가지고 오거나 센터에 와서 HDD를 구입하라고 한다. 마음이 급해서인지 센터에 있는 HDD에 자료를 담아달라고 했다. 그리고 회사에는 또 뻥을 치고 센터로 달려갔다. 복구 비용과 HDD 가격을 포함해서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다. 복구 비용이 제법 나와서 그런지 HDD 가격은 다나와 최저가와 거의 비슷하게 받는다. 속으로 땡큐를 외쳤다. Data 양이 많기 때문에 저장하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고 한다. 의자에 앉아서 기쁜 마음으로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었다. 와이프가 말한다. 잘됐다고. 그리고 한 번만 더 Data를 더 날리면 국물도 없다고 한다.

 

큰 애와의 추억이 담긴 그 귀한 자료들이 지금 내 PC 에 저장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은 백업HDD 뿐만 아니라 백백업HDD까지 마련해서 데이터 를 보관하고 있다.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다짐 또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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